호진은 골목길에 주차된 배달 바이크에서 내려 커피 한 잔을 사들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날씨가 좋았다. 햇살이 따뜻하게 내려앉고, 바람도 상쾌했다. 이 소소한 시간은 호진이 하루의 바쁜 일과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적당한 그늘 아래 앉아 커피를 한 모금 훌쩍 들이켰다. 씁쓸한 커피 맛이 그의 입안에 퍼졌다.
호진은 가방에서 담배를 꺼내들고 한 모금을 피우며 스마트폰을 켰다. 가장 먼저 열어본 것은 이더리움 시세 분석 게시글이었다. 최근 이더리움의 상승세가 무섭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배달을 하며 조금씩 모아둔 돈으로 투자해본 지 두 달이 되었지만, 호진은 여전히 이 투자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다. 그렇게 모은 돈이 갑자기 손실로 이어진다면, 그의 꿈은 물거품이 될 것이었다.
조용한 골목길에 앉아 호진은 집중해서 글을 읽기 시작했다. ‘이더리움과 비트코인, 두 암호화폐의 시세 흐름은 어떻게 다를까?’라는 제목의 글은 그의 흥미를 끌었다. 저자는 이더리움의 기술적 발전과 생태계를 키우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에 대해 설명하며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예상하고 있었다. 호진은 그 글을 읽으면서 자신의 눈앞이 점점 넓어지는 기분을 느꼈다.
시간이 흘렀고, 커피가 한 모금 남았을 때쯤 호진은 그만 시세에 관한 글을 마무리 지었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이더리움의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점을 깨달은 호진은 앞으로의 투자 방향을 새롭게 설정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갑자기 그의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친구의 메시지였다.
“호진아, 혹시 지금 시간 괜찮아? 중요한 일 좀 이야기하자.”
호진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이미 배달 업무가 열 개가 쌓여 있었고, 친구의 말은 단순한 소식일지, 아니면 그가 투자하고 있는 이더리움에 관한 중요한 것일지 알 수 없었다. 고민하는 동안 불안한 마음이 커져갔다.
“어… 일 끝내고 전화할게!”라고 재빨리 답장을 보낸 후, 호진은 배달 업무를 시작하기로 했다. 그렇게 다시 바이크에 올라타고 골목길을 빠져나오며 그에게 기다리는 일들에 대해 생각했다. 쏟아지는 배달 주문을 처리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친구의 메시지가 계속해서 맴돌았다.
결국 호진은 하루를 마치고 나서야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무슨 일이야?” 호진이 물었다. 친구는 잠시 망설이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투자 관련된 정보인데, 저번에 이야기했던 그 전문가와 연결이 됐어. 호진이 이더리움에 더 투자하고 싶다면 내가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아.”
호진은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의 작은 투자에서 조금씩 성공의 흐름을 느끼고 있었던 터라 이 소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었다. “정말? 언제 만날 수 있을까?” 호진의 목소리에도 기대가 가득했다.
“내일 오후 3시에 강남에서 만나자. 내가 그 사람을 소개해 줄게.”
그날 밤, 호진은 잠이 오지 않았다. 새로운 가능성이 그를 설레게 했고, 꿈의 실체화가 눈앞에 다가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동시에 두려움도 느꼈다. 잘 모르던 알지 못하는 세계에 들어서는 것이 낯설었기 때문이다. 그가 내일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 결정을 통해 호진의 인생이 완전히 바뀔 수도 있다는 사실이 그의 머릿속을 스쳤다.
결국, 호진은 빛나는 꿈을 향해 한 걸음 내딛을 준비를 했다. 배달 중에도 머릿속은 이더리움과 미래의 기술들로 가득 차 있었고, 내일 만날 그 사람에게 기대가 커져만 갔다. 희망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가운데, 호진의 마음속에는 분명한 결심이 생겼다. 성공이 아닌 실패로 돌아갈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불확실한 미래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