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빗속에서

여름이 다가오고 장마가 시작되면서 땅은 불어터질 듯이 젖어 있었고, 하늘은 구름으로 가득 차 있었다. 호진은 여전히 자신의 배달 오토바이를 움직이며 익숙한 동네를 달리고 있었다. 요즘 그는 배달 일을 하면서 이더리움에 투자하며 꿈을 키우고 있었다. 차가 우르르 지나갈 때마다 가벼운 워터프루프 재킷을 입고 비에 젖지 않으려 애쓰며, 속도를 높였다.

기다리지 않고 빗속에서 무작정 떠나는 그 순간, 호진은 생각에 잠겼다. ‘이제는 빗속에서도 웃으며 일할 수 있어야 해.’ 이더리움은 그의 삶에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가져왔고, 호진은 그 흐름을 잡으려 애쓰고 있었다. 그가 처음 이더리움에 관심을 가진 것은 몇 주 전, 한 고객이 배달 중 간단히 했던 말 때문이었다.

“요즘 코인 투자해요? 이더리움이 뜨고 있다던데.”

그 말이 머릿속에 깊게 박혔고, 호진은 이를 계기로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비록 배달원으로서의 일상이 더 바빠지고 힘들어지기는 했지만, 호진은 배달 근무 중에도 스마트폰으로 그래프를 확인하며 동향을 살폈다. 잠깐의 여유를 찾고 카페에 들어가 기기를 켜는 그의 모습은 이제 주변에서 익숙한 풍경이었다.

호진은 오늘 아침에도 양천구의 한 집으로 배달을 나갔다. 빗방울이 가슴 깊숙이 떨어지며 거미줄처럼 얽힌 차트에 반짝였다. 그 차트는 그가 투자한 이더리움 그래프였다. 시간마다 요동치는 그래프를 보며 속으로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지금이 기회야! 조금만 더 올라가면…’ 그렇게 호진은 대망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호진, 주문하신 소세지가 도착했습니다!” 호진은 고객이 기다리고 있는 집 앞에 오토바이를 멈췄다. 현관을 열고 나온 고객은 고마움을 표하며 소세지를 받아 들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시즌에 이 소세지는 여름에 필수죠.” 호진은 그 짧은 대화가 일상의 작은 행복임을 느꼈다.

배달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호진은 다시 스마트폰을 켰다. 오늘 이더리움이 조금 상승했다는 공지를 발견했다. 그는 환호성을 지르며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다. 그러나 비가 더 세차게 내리기 시작하자, 갈림길이 다가왔다.

정신없이 오토바이를 몰며 호진은 뇌리 속에 펼쳐진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했다. 바람과 빗방울이 그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고, 그는 하나의 결정적인 순간을 기대하고 있었다. “이건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야!” 마음속의 불꽃이 활활 타올랐다.

하지만 이내 그런 행복은 단지 감정의 일부분일 뿐이라는 걸 깨달았다. 자신이 너무 성급했다는 점 때문에 더 큰 재정적 리스크를 감수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스쳤다. 호진은 한 순간 스스로를 다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한 번의 실패가 나를 무너뜨릴 순 없어.”

갑자기 휘청거린 오토바이가 구름 속으로 사라지듯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활주를 하며, 호진은 더욱 빠르게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나아갔다. 눈앞의 사라지는 희망이 다시 나타날 것이라는 믿음을 가슴 속에 품고.

그 날의 베팅이 성공적이기를 기원하며, 비가 쏟아지는 도로를 날카롭게 주행했다. 하나의 결정을 내릴 순간이 다가왔다. 그리고 그 결정이 그의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는 날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날이 밝고 비가 그친 뒤, 호진은 생각했던 대로 순조롭게 이더리움의 그래프가 상승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다음 날, 충격적인 뉴스가 그의 앞에 나타났다. 특정 국가가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는 소식…

그 새로운 변수가 호진의 앞으로의 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 이유로, 그의 심장은 다시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가 선택한 길은 과연 제대로 된 선택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