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진의 여정

여름의 끝자락, 해가 지고 나면 시원한 바람이 불던 저녁, 호진은 자주 가는 공원 벤치에 앉아 있었다. 양손에는 스마트폰과 배달용 가방이 가득했고, 그 속에는 하루 종일 배달하며 모은 작은 돈들이 쌓여 있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배달을 하다 마무리된 시간은 한정되어 있었지만, 호진의 마음속에는 무언가 새로운 목표가 가득 차 있었다.

배달원으로서의 일상은 단조로웠지만, 그 속에서 호진은 이더리움 투자에 빠져들게 되었다. 작은 금액으로 시작한 그의 투자는 예측하지 못한 결과로 이어졌다. 몇 달 전, 친구의 추천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그로 인해 새로운 꿈을 품게 되었다.

“내 목표는 100만 원!” 호진은 벤치에 앉아 혼잣말을 하며 목표를 세세히 정리했다. 이더리움의 시세, 잠재력 있는 프로젝트들, 그리고 단기 및 장기 투자 전략까지 그의 머릿속은 정보로 가득 찼다. 매일 모은 배달 수입에서 일부를 떼어내 이더리움에 투자하며, 오랫동안 힘들게 일한 결과로 얻은 소중한 돈이었기 때문이다.

호진은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며 머릿속으로 계산했다. 몇 번의 배달을 더 하게 되면 목표금액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 벌써 몇 번이나 하락과 상승을 경험했지만, 그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하고 있었다. 투자의 세계는 마치 배달처럼 언제나 변화무쌍했지만, 그 안에서 느낀 성취감은 새로운 자극을 안겨주었다.

주변이 어두워지면서 공원의 풍경은 더욱 아름다워졌다. 그가 앉은 벤치 근처에는 빨갛게 물든 나무들이 빛나는 조명을 받으며 반짝였다. 순간, 호진은 자신의 꿈이 이뤄질 날을 떠올렸다. 배달원이라는 직업을 넘어 이더리움 투자로 얻은 수익으로 자신만의 작은 가게를 차리는 것이었다. 그런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세상은 호진이 생각한 것처럼 순탄하지 않았다. 몇 주 뒤, 이더리움의 가격이 급등하며 호진은 짧은 시간 안에 꿈이 가까워지는 듯한 희망을 느꼈다. 그러나 이내 불안감이 그를 감싸왔다. 시세 차익을 실현할 것인가, 조금 더 기다렸다가 더 큰 수익을 추구할 것인가. 밤늦은 시간까지 고민한 끝에, 결국 호진은 매수를 결심하였다.

그 일주일 후, 한 가지 뉴스가 그를 강타했다. 이더리움의 주요 네트워크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소식이었다. 호진은 긴급하게 컴퓨터를 켜고 시장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가격은 폭락했고, 그의 투자금 환급의 시계가 점점 느려졌다. 모든 것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그의 목표는 더더욱 불확실해졌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투자금의 일부라도 수익을 확실히 챙길 걸 그랬나?” 호진은 머리를 쥐어짰다. 하지만 좌절로 그칠 수 없었다. 그는 희망을 잃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래도 과거의 경험이 그를 강하게 만들 것이라 믿었다. 차라리 이 기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계기일 수 있다. 존재감을 잃어가던 이 시점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도 있었다.

호진은 다시 배달원으로서의 생활에 집중하기로 했다. 매일 매일의 작은 목표를 세워가면서, 자신의 비전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을 꿈꾸었다. 그날 저녁, 그는 다시 그 공원 벤치에 앉아 한숨을 내쉬었다. 차가운 바람이 피부에 스쳤고, 불확실한 추가 이익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번거롭고 복잡한 날들이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사실을 느꼈다.

그런데 그때, 누구인가 그의 앞에 나타났다. 커다란 가방을 들고 나타난 그 인물은 호진에게 눈길을 주었다. “너, 호진이지? 이더리움 투자… 잘하고 있나?” 너무나도 갑작스럽고 예기치 않은 질문, 호진의 가슴에 기대감과 불안이 동시에 스치며 지나갔다. 이 인물의 정체는 무엇일까? 호진은 느껴지는 긴장감을 딛고 다음 행동을 끌어내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