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진의 투자 여정
조용한 동네 정비소 앞에서 호진은 무기력한 얼굴로 손가락으로 핸드폰 화면을 터치하고 있었다. 배달이 끝난 뒤 남는 시간이 그에게는 너무나 소중했다. 가슴속에 자리 잡고 있는 이더리움의 차트가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요즘 들어 자주 나타나는 불안한 시장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그는 폭발적인 잠재력을 느껴 투자에 집중하고 있었다.
정비소의 기계 소음이 그의 사색을 깨뜨렸다. 정비사의 손에서 브레이크 패드가 기계적으로 간섭하는 소리와 함께 호진은 중고차를 구입한 이래로 느낀 많은 고민들을 되새겼다. 배달 일을 하면서 모은 돈으로 이차를 사고, 그 돈을 이더리움에 투자하며 두 배로 불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그를 매일 이끌었다.
“호진씨!” 정비사 아저씨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이제 브레이크 패드 다 됐어! 조심해서 운전해!”
호진은 “감사합니다!”라며 상대방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러한 단순한 인사조차 그의 마음에 작은 위안이 되었다. 정비소의 일이 끝나고 그는 다시 핸드폰을 열었다. 이더리움의 차트는 여전히 껑충 뛰고 있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 순간이 지나면 무엇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까? 바로 꿈꾸던 성공이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시간이 흐르며 시장의 흐름은 거칠어졌다. 호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냉철하게 매수와 매도를 조절해 나갔다. 그동안 배달 일을 하며 쌓은 경험은 투자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과 각종 정보를 빠르게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몸소 체득한 덕분이었다.
한편, 자정이 지나던 날. 호진의 핸드폰이 울리자, 그는 바로 화면을 확인했다. 정보 메시지였다. “이더리움 폭락 경고!” 급한 마음에 앱을 열어보니 이미 이더리움의 가격은 엄청난 속도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 순간 심장이 요동쳤다. 마지막 배달을 끝내고 모은 모든 돈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호진은 곧바로 매도하기로 결정했다. CPU를 다룰 때처럼, 한순간의 결단이 필요했다. 하지만 텅 빈 가슴의 고통을 느끼며 버튼을 연이어 눌렀다. “이제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의 손가락은 떨리기 시작했고 동공이 확장되었다.
“지금이 아니야, 침착하자.” 호진은 스스로를 다독였다. 하지만 예상보다 급작스럽게 들어온 부정적인 뉴스와 감정적인 혼란은 느끼는 것 이상으로 그를 압박했다. 매도가 미뤄질수록 속에서 슬픔이 쌓여갔다.
“혹시 더 오를까?” 호진의 마음에 의심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직감적으로 그 선택은 잘못된 길이라는 걸 깨달았다. 몇 초 남짓 고민하던 중 바이너리 고위험 배당의 생각이 스쳐갔다. 그는 결단을 내리고 매도 버튼을 눌렀다.
작은 성공도 큰 고통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게 된 호진은 가격이 빠질 때마다 더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며 그는 우울한 기분 속에서도 더 큰 미래를 위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결국 이더리움을 매도한 직후 그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기 위해 거리를 달렸다. 춥고 비 오는 밤, 그의 외투에 물이 스며들고 있었지만 그는 마음속에서 다시 일어설 힘을 다졌다. 시장은 그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지만, 모두가 불확실함에 휘둘리는 사이에 그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로 결심했다. 상상 속에서만 존재했던 성공을 위해서 말이다.
다음 날 아침, 어두운 불안감과 불확실성 속에서 그는 더 나은 길을 찾기로 마음먹었다. 이더리움에 또 다시 발을 들여놓을 것인가, 아니면 더 나은 선택을 위해 배달 일에 집중할 것인가? 그의 머릿속에서 다시 흐르는 시장의 소리처럼 다가올 내일의 무게가 느껴졌다.